September 10, 2016

인공지능(AI) vs 요리사,
푸드테크(Food Tech) 전성시대 

올해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세간의 이슈는 상금 100만 미국 달러(약 11억 원)를 놓고 벌어진 인공지능과 인간 세기의 역사적인 대결, 알파고(AlphaGo) 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국이었다.
<*알파고(AlphaGo): 구글의 자회사이자 영국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개발 회사인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최고 바둑 프로그램)>
첫 대국에 앞서 많은 이는 ‘이세돌 승리’를 예상하였지만, 알파고의 4승 1패로 최종적으로 알파고가 승리하는 결과를 거두었다. 현재,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은 바둑뿐 아니라, 기후변화 예측, 질병 진단 및 건강관리 등 여러 분야에 접목되어 다양하게 연구개발 중이다. 이처럼 인공기능 기술이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하고 있음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효과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대체, 통제 불능 문제 등 사회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관련 논란 중 단연 최화두인 '일자리 문제'는 요식업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인공기능 기술 발전으로 인해 20년 내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직종 중 '요리사'가 96%의 확률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인공기능이 현시대의 요리사에게 끼치고 있는 긍적적∙부정적 영향. 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이번 카나 푸드 스토리에서는 현재 요리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 '푸드테크(Food Tech)'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사진) IBM Chef Watson with Bon Appétit beta

요식업계를 주목시킨 첫 고성능 인공지능 로봇은 IBM과 요리 잡지 Bon Appétit이 협업하여 제작한 '셰프 왓슨(Chef Watson)'이다.
<*본에피티(Bon Appétit): 1956년부터 발간된 미국의 음식&요리 월간지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독자 보유>

왓슨은 보통 과학자가 하루 5개씩 읽으면 38년이 걸릴 7만 개의 논문을 한 달 만에 분석하여 항암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6개를 찾아내는 등 의료 분야에서 주되게 사용되어왔지만, 최근 '셰프 왓슨'이 개발되며 본격적으로 요식업계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셰프 왓슨은 단순히 요리 과정만 보여주는 것 아니라, 전혀 새로운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고 제안하기까지 한다. 요리사가 수많은 조합을 시도하는 레시피 테스팅 과정이 없이 입력된 데이터만으로 번거로운 과정을 쉽게 구현해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재료의 조화, 영양 및 화학적 성분의 조합과 같은 광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수한 레시피를 개발해낸다. 현재 IBM에서는 왓슨의 레시피를 이용한 푸드 트럭(사진)을 직접 운영 중이다. 
 

(영상) The Robotic Chef - Moley Robotics

런던의 로봇 회사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와 셰도우로보틱스(ShadowRobotics)가 공동으로 개발한 주방용 자동 조리 로봇 ‘몰리(Moley)’ 또한 큰 화제를 모았다. 몰리는 약 2,000가지 음식의 레시피를 내장하고 있으며, 사람의 손 구조를 모방하여 같은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사람이 요리하는 것과 같은 속도와 동작으로 정교하게 움직이며 요리를 해낸다. 실제로 사람의 개입 없이 직접 로봇이 수프를 만드는데 총 30분이 소요되었다.
 

(영상) 최첨단 기술과 함께 즐기는 초밥

이 밖에도 로봇 천국인 일본에 위치한 구라스시는 시간당 3500개의 초밥을 쥐는 스시 로봇을 도입해 체인점이 350개나 넘는 성공을 거두며 그야말로 미스터 '로봇' 초밥왕 시대를 구현해냈다. 스시 로봇이 인간 요리사보다 무려 5배 빠른 속도로 초밥을 만들기에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루어냈다고 한다. 
 

(사진) 요리사가 요리하는 과정 (1, 2, 3, 4, 5)

"요리가 단순히 '기술'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요리사에게) 요리는 기술이 아닌 '예술'이다" 라고 답하고 싶다.
제아무리 뛰어난 고성능 인공지능 로봇이 빼어난 셰프의 레시피를 그대로 복사하고 흡사한 맛을 구현해낸다고 해서 ‘요리사'라 불릴 수는 없다. 요리사는 사람에게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그 이상의 가치와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로봇은 정확히 예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만드는가 하면, 요리사는 순간의 실수나 찰나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레시피나 요리를 창작해내는 경우가 있다. 세계적인 디저트,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와 타르트(Tart)의 기초인 '퍼프 페이스트리 반죽'은 버터를 실수로 깜박 잊어 어쩔 수 없이 나중에 버터를 첨가하고 구워보니 나오게 된 형태이다. 이러한 발견은 데이터를 근거로 작동하는 기계는 할 수 없다. 

스시바와 같은 레스토랑에서는 손님과 요리사가 갖는 '의사소통'이 중요한 요리 과정으로 취급된다. 셰프와 직접 소통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것이 방문 목적이 되기도 한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장에서 찍어낸 빵들이 대부분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에도 많은 이가 '손수 만든' 빵을 먹기 위해 먼 여정도 마다치 않는다. '핸드메이드' 혹은 ‘수제’라는 단어가 소비자에게 큰 어필이 되는 이유는 이들이 찾는 맛의 가치가 다름 아닌 '정성'이기 때문이다.

또한, 로봇이 보편화되면 어느 레스토랑을 가도 비슷한 맛과 비슷한 품질로 인해 여러 음식점을 비교하며 다닐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또 굳이 같은 음식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 나설 필요성조차 없어질지 모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레스토랑마다 '차별성'을 지녀야 하는데 이것은 오로지 '요리사의 몫'이다. 기계는 한결같은 음식을 만들어 내놓겠지만, 요리사는 동일한 레시피할지라도 각자의 개성과 감각으로 저마다 다른 음식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기술과 예술이 적절히 융합될 때 비로소 우리에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미래가 그려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식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을 경제적으로 진보시킬 로봇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현명하게 잘 사용된다면 인공지능은 요리사에게 결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 가장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Kana Food Story" writes interesting food and art stories from Kana Culinary team.
<카나 푸드 스토리>는 카나 요리팀이 전하는 신비로운 '요리∙예술' 이야기입니다. 

Writers: Nuri Choiㅣ 최누리 <choinuri.kana@gmail.com>, Serin Kim ㅣ 김세린 <serinkim.kana@gmail.com>

Editor-in-chief: Yein Kwak ㅣ 곽예인 <yein.k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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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KA NA